드라마/국내드라마

아프지만 아프다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서로 나누는 위로(드라마 '나의 아저씨')

거푸 2026. 4. 28.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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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한 번도 "살만하다"는 말을 들어본 적 없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그 말이 됐다

나의 아저씨 (tvN, 2018) 리뷰

방영2018년 3월 21일 ~ 5월 17일
채널tvN 수목 드라마 / 총 16부작
연출/극본김원석 PD (미생·시그널) / 박해영 작가 (또 오해영)
주연이선균 · 아이유(이지은) · 박호산 · 송새벽 · 고두심
최고 시청률7.4% (전국) / tvN 주중드라마 역대 3위
IMDb9.0 / 10 — 한국 드라마 역대 2위
OTT넷플릭스 · 티빙
시상식내용
백상예술대상제55회 TV 부문 최우수 드라마상
한국방송작가상제31회 드라마 부문 수상 — 케이블 채널 방영작 최초

등장인물

인물 배우 설명
박동훈이선균45세 건축구조기술사. 선하지만 지쳐있고, 좋은 사람이지만 행복하지 않은 인물. 이 드라마의 심장.
이지안아이유 (이지은)세상의 불행을 혼자 감당하며 살아온 20대 계약직. 아이유의 배우로서의 전환점이 된 역할.
박상훈박호산동훈의 맏형. 사업 실패 신용불량자. 웃음을 잃지 않으려는 인물로 드라마의 온기를 담당.
박기훈송새벽동훈의 막내동생. 마흔이 넘도록 배우를 꿈꾸는 인물. 드라마에서 가장 많은 위로를 건네는 순간들을 만듭니다.
변요순고두심삼형제의 어머니. 이 역할을 위해 고두심이라는 배우가 존재했다고 느껴지는 캐스팅.

줄거리

⚠ 이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대기업 부장 박동훈(이선균)은 좋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행복하지 않습니다. 아내의 불륜을 알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후배 밑에서 일하며 좌천될 위기입니다. 계약직 이지안(아이유)은 더 불행합니다. 할머니 병원비를 위해 사채를 쓰고, 사채업자에게 매일 맞으면서도 아무에게도 티를 내지 않습니다.

권력 다툼에 이용당해 동훈을 감시하게 된 지안은 도청기를 통해 그의 일상을 엿듣습니다. 그리고 알게 됩니다 — 이 사람도 힘들구나. 동훈도 알게 됩니다 — 이 아이는 너무 지쳐있구나. 두 사람 사이에는 연애도, 설명 가능한 관계도 없습니다. 그냥 서로가 서로를 알아봅니다. 세상에 치이며 살아온 두 사람이 서로에게 버팀목이 됩니다.

"살만하냐?"
"살만해요."

— 동훈과 지안. 드라마 전체를 통틀어 가장 짧고 가장 무거운 대화.

"여기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망가져 있다. 그럼에도 이들은 살아간다."

— 박해영 작가가 이 드라마에 대해 한 말

평론 — 위로에 관한 드라마인데, 단 한 장면도 위로가 쉽지 않다

✏ CRITIC'S NOTE

이 드라마의 위로 방식은 통상적인 한국 드라마와 다르다. 안아주거나, 울게 해주거나, "다 잘될 거야"를 말하지 않는다. 동훈과 지안은 서로에게 그 어떤 직접적인 위로도 건네지 않는다. 그럼에도 두 사람의 시간이 쌓이면서 위로가 일어난다. 박해영 작가가 발견한 것은 이것이다 — 위로는 말이 아니라 존재로 전해진다.

지안이 도청기로 동훈을 엿듣는 설정은 단순한 서사 장치가 아니다. 지안은 동훈의 목소리를 통해 인간이 어떻게 힘든 시간을 버티는지를 배운다. 동훈의 삶은 화려하지 않고 성공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버틴다. 그 버팀의 방식을 듣는 것이 지안에게는 생전 처음 받아보는 위로가 된다.

아이유의 연기는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성취다. 이지안은 설명을 최소화하는 캐릭터다. 불신,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습관, 그러면서도 속에서 무언가가 조금씩 열리는 과정 — 아이유는 이것을 대사보다 눈빛과 침묵으로 보여준다. 배우로서의 아이유가 가수 아이유를 완전히 넘어서는 지점이 이 드라마다.

이선균이라는 배우에 대해서는 이 드라마 이후 다시 쓰여야 한다. 박동훈은 특별한 능력도, 반짝임도, 드라마틱한 각성도 없는 인물이다. 그럼에도 이선균은 그 평범함 속에서 한 인간의 무게를 전달한다. 술집 카운터에 앉아있는 장면 하나에서 이 인물의 40년이 읽힌다.

△ 아쉬운 점

방영 전 '나이 차이 나는 남녀의 로맨스'로 오해되어 불필요한 논란을 겪었습니다. 드라마를 본 사람이라면 얼마나 표면적인 오해인지 알지만, 초반 시청률에 영향을 준 것은 사실입니다. 또한 초반 사채업자 폭행 장면이 드라마가 가진 섬세함의 결과 다소 충돌하는 직접적인 방식으로 표현됩니다.

🕯 이선균을 기억하는 공간

2023년 12월, 이선균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이후 이 드라마를 다시 보는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박동훈이라는 캐릭터가 이선균 자신과 겹쳐지기 시작하면서, "살만하냐"는 질문과 "살만해요"라는 대답이 이제는 다른 무게로 들립니다. 이 드라마를 지금 보는 것은 작품 감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한 배우에 대한 추모이기도 합니다.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지금 많이 지쳐있는 분 — 이 드라마가 아무 말 없이 위로해줄 것입니다
아이유의 연기를 제대로 보고 싶은 분 — 배우 이지은의 전환점입니다
이선균이라는 배우를 가장 깊이 경험하고 싶은 분
한국 드라마를 처음 보는 분이라면 — 이 드라마가 정답입니다
초반 3화가 무겁고 느린 편입니다. 4화부터 완전히 달라집니다

총평

위로에 관한 드라마지만, 단 한 순간도 위로가 쉽지 않다. 동훈도 지안도 서로에게 "괜찮아"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두 사람의 시간이 쌓이면서 위로는 일어난다. 위로는 말이 아니라 존재로 전해진다는 것을 이 드라마는 증명한다. 이 드라마는 지금, 이선균이 없는 세상에서 보는 것이 더 아프고 더 아름답다.

별점

★★★★★

한국 드라마가
이 높이에 도달한 적이 있었나

"살만하냐?"
"살만해요."
한국 드라마 역사상 가장 짧고 가장 무거운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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