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국내영화

범인을 잡았는데, 왜 아무도 그녀를 못 구하나(영화 '추격자')

거푸 2026. 4. 6. 15:36
반응형
SMALL

추격자 (The Chaser, 2008) 리뷰

개봉2008년 2월 14일
장르범죄 / 스릴러
감독나홍진 (장편 데뷔작)
주연김윤석 · 하정우 · 서영희
러닝타임123분
등급청소년 관람불가
관객수507만 명
OTT쿠팡플레이 · 왓챠 · 웨이브

등장인물

인물 배우 설명
엄중호김윤석전직 형사 출신 보도방 운영자. 비리로 쫓겨난 인물이지만 여자들이 사라지자 추격에 나섭니다. 도덕적으로 완벽하지 않은 주인공이라는 점이 이 영화의 핵심.
지영민하정우연쇄살인마. 선한 눈빛과 순진한 웃음을 가졌지만 잔혹합니다. 담담하게 범행을 고백하는 장면이 영화에서 가장 소름 돋는 순간입니다.
김미진서영희지영민에게 끌려간 출장안마사. 살아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도 구하러 오지 않는 상황에서 홀로 버팁니다.
은지김유정미진의 어린 딸.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존재가 영화에 감정적 무게를 더합니다.

줄거리

⚠ 이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결말까지 다룹니다.

서울 마포구. 전직 형사 출신 엄중호(김윤석)는 출장안마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자신의 여자들이 나간 뒤 잇달아 연락이 끊깁니다. 사라진 여자들이 모두 같은 전화번호 '4885'로 마지막 통화를 했다는 사실을 발견한 중호는 마지막 남은 미진(서영희)을 그 번호의 손님에게 보냅니다. 그런데 미진도 연락이 끊깁니다.

미진을 찾아 나선 중호는 골목에서 옷에 피가 묻은 지영민(하정우)과 마주칩니다. 추격 끝에 그를 경찰서에 넘깁니다. 지영민은 담담하게 고백합니다. "안 팔았어요. 죽였어요… 근데 그 여잔 아직 살아있을걸요?" 그런데 그를 잡아둘 증거가 없습니다.

경찰은 미진을 구하기보다 증거 확보에 급급합니다. 그 사이 지영민은 탈출합니다. 미진이 살아있다고 믿는 건 중호 단 한 사람. 그는 혼자 서울의 밤을 뛰어다닙니다. 영화는 끝까지 쉽지 않은 길을 보여줍니다. 미진은 결국 구조되지 못합니다. 보도방 업자가 연쇄살인마를 잡은 밤, 아무도 한 사람을 살리지 못한 밤의 이야기입니다.

"4885… 너지? 넌 잡히면 죽는다."

— 엄중호

국내외 반응

관객 / 평점507만 명 · 네티즌 평점 9.09 · 씨네21 전문가 7.50
해외2009년 칸 영화제 비경쟁 심야 상영 초청. 로저 이버트 "할리우드가 배워야 할 영화". 크리스토퍼 놀란 관람. IMDb 한국 영화 순위 15위권
영향《파이어 펀치》, 《체인소맨》 작가 후지모토 타츠키가 창작에 영향받은 영화로 언급
나홍진이 영화로 데뷔. 이후 《황해》(2010), 《곡성》(2016)으로 이어지는 한국 스릴러의 거장

개인 감상

이 영화가 다른 범죄 스릴러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하나 있습니다. 범인이 누구인지 처음부터 알려준다는 것. '범인이 누구인가'가 아니라 '왜 아무도 그녀를 구하지 못하는가'가 이 영화의 질문입니다.

지영민이 경찰에 잡혀 있는 상황에서도 미진을 구하지 못하는 장면들이 너무 답답하고 무서워요. 경찰은 증거에만 급급하고,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고, 결국 보도방 업자 중호 혼자 뛰어다닙니다. 그런데 그 중호도 처음엔 돈 때문에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게 이 영화의 가장 씁쓸한 지점입니다.

나홍진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완성도가 높습니다. 하정우는 이 영화로 완전히 다른 배우가 됩니다. 담담하게 살인을 고백하는 장면은 지금 봐도 식은땀이 납니다. 결말이 해피엔딩이 아닌 게 아쉽다는 분들도 있는데, 그게 바로 이 영화의 핵심입니다.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한국 범죄 스릴러의 정석을 보고 싶은 분
《곡성》, 《황해》를 좋아했다면 그 원점이 여기 있습니다
하정우의 연기 변신을 보고 싶은 분 — 이 영화가 분기점입니다
나홍진 감독 필모그래피를 순서대로 정주행하고 싶은 분
폭력적이고 어두운 장면이 많습니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입니다
해피엔딩을 기대하시면 힘드실 수 있어요

총평

범인을 처음부터 보여주는 구조만으로 이미 기존 범죄 스릴러의 문법을 뒤집었습니다. 작동하지 않는 시스템, 도덕적으로 완전하지 않은 주인공, 구해지지 못하는 피해자를 쌓아 올리면서 영화는 끝까지 불편하고 끝까지 눈을 뗄 수 없습니다. 나홍진의 데뷔작이자 한국 스릴러의 기준점.

별점

★★★★★

한국 스릴러 역사에
남을 데뷔작

"놈을 잡은 건 경찰도 검찰도 아니었다.
그리고 그 밤, 아무도 그녀를 구하지 못했다."

#추격자 #TheChaser #한국영화 #범죄스릴러 #나홍진 #김윤석 #하정우 #한국영화추천 #스릴러영화 #명작영화
반응형
LIST